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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발행일: 2020 년 06 월 03 일( 수요일 )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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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름   박진수
제 목   무당으로 산다는 것 "나" 이전에 "너"를 위해 사는 삶
파 일   파일없음

 

 조합에서 준비 중인 나는 무당이 좋다의 원고를 만들기 위해 여러 제자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가슴도 아프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. 아마 나였다면 그 고통의 시간과 인내의 시간을 포기하려 했을것이다.

 대부분의 제자분들이 신기가 왔을 때 그 섭리를 그데로 받아들이고 그 길을 걷기 시작하는 분들은 없다. 무당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회적으로 냉대를 받고 그러다보니 스스로 숨기고 부끄럽게 여기는 현대사회의 가장 하층민으로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리라. 이러하다보니 대부분 신을 받기 전 신체적,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과의 불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곤 한다. 어느 제자분은 이렇게 말씀하신다.

 “모시는 신령님들께서 일부로 그런 고통을 주셨던 것 같아요. 저보다 낮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생각하고 다른 생각하지 말고 이 길만 올바르게 걷게 하시려고요.”

몇몇 올바르지 못한 행동으로 무속인들을 욕보이게 하는 무속인들도 있지만 그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무속인들이 욕심없는 삶을 기본 신조로 하고 살아가고 있다.

 “신의 돈은 바람과 같은 것이에요. 제가집에서 굿을 위해 낸 굿값은 무당을 위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소원을 나름의 방법으로 조상님들에게 바치는 정성이니까요. 어찌 감히 그 정성을 제 사리사욕을 위해 쓰겠어요.”

무당들의 일상은 일반인들의 일상과 비슷한 듯 많이 다르다. 그들의 일상도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서 늦은 저녁에 끝나는 쳇바퀴같은 생활이지만 일반인들처럼 먹고 살기 위한 각박한 생활이 아니라 신령님들을 위한, 그리고 자신을 찾아 왔던 손님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고 정성을 드리는 생활로 꽉 차 있다. 이른 아침 일어나서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기도를 들이고 올바른 정신으로 힘들고 어려운 손님들을 만나 그들의 답답함을 풀어주고 그들을 위해 또 한번 초로 정성을 올리고 하루가 끝나면 자신을 반성하고 또 신령님들과 손님들을 위한 기도를 들이고 잠자리에서도 다른 이들의 꿈을 꿔주고...

 어쩌면 이런 이유로 무당이라는 직업을 꺼려해왔는지도 모르겠다.

 “처음 무당을 결심했을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이 나는 죽어도 괜찮지만, 나를 위해 내려와주신 신령님들과 내 옆에 있는 가족들이 큰 걱정이었어요. 신령님과 가족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만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.”

 세상은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. 그 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나사같은 존재들이 바로 이런 무속세계의 무당들이 아닐까 싶다.